52주의 숄 Frost 완성 후기: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레이스 숄
코바늘을 한창 뜨다가 대바늘로 넘어온 지도 벌써 2년차! 떠보고 싶은 위시리스트는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숄이나 목도리는 한 번도 꼭 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숄 글의 시작부터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솔직히 제게는 그랬어요. 저는 대바늘 프로젝트 중에서도 옷 뜨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었거든요. 스웨터는 떠 나가는 동안 계속 모습이 달라지잖아요. 넥라인을 보고, 요크를 체크하고, 몸판 길이를 가늠하고, 소매를 마무리하고, 전체 핏까지 생각하는 과정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그에 비해 숄은 조금 다른 방식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같은 무늬를 반복하면서 점점 크고 길게 만들어 가는 느낌이라, 저에게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뜬 Frost 숄은 생각보다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패턴도 한 번 바꾸게 됐고, 실도 여러 번 고민했고, 스와치도 3~4개씩 뜨다 보니 오히려 시작 전부터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물용으로 처음 떠 본 숄인 Frost 작업기를 차근차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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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로젝트 정보
- 기간: 3월 7일 – 4월 16일
- 패턴: 52주의 숄의 Frost
- 실: Knitting for Olive Merino Dusty Rose 2겹
- 바늘: 랜턴문 조립식 바늘 4mm
- 기법: 비대칭 삼각 레이스 숄
52주의 숄은 예쁜 디자인이 정말 많아서, 뜨개 위시리스트가 자꾸 늘어나는 분들에겐 반갑기도 하고 조금 위험하기도 한 책인 것 같아요. Frost는 다시 책을 넘겨보다가 눈에 들어온 패턴이었는데,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데일리로 두르기 좋은 스타일이었고,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보다 레이스 무늬도 훨씬 더 잘 살아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숄을 바꾸게 된 이유
이번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Frost로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사실 그전에 다른 숄을 떠보려고 꽤 오래 고민했고, 실 조합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둔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스와치를 떠보니 생각했던 방향과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Hiraeth
원래는 Hiraeth를 뜨고 싶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엄마 생신 선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작보다는 좀 더 밝고 부드러운 색감의 숄을 떠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죠. Hiraeth는 책에서 봤을 때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있어서, 딱 가을이나 겨울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라 좋았어요. 동시에 이번에는 꼭 Knitting for Olive 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예전에 써봤을 때 느낌이 정말 좋았고, 특히 숄 같은 선물용 프로젝트라면 캐시미어를 꼭 넣어보고 싶더라고요.
스와치
문제는 두께였어요. 제가 쓰고 싶었던 실이 너무 가늘어서 원하는 바늘 호수와 맞추려면 한 가지 실만으로는 어렵겠더라고요. 그래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캐시미어는 Powder, 메리노는 Cloud와 Powder를 골라 조합을 보기로 했어요. 원래 생각했던 패턴이 아주 화려한 무늬가 아니라서, 이런 경우엔 색 조합이 조금만 어긋나도 무늬가 흐려질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원작 권장 호수에 맞는 4.5mm 바늘로 Cashmere Powder와 Merino Cloud를 함께 잡고 스와치를 떴어요. 그런데 뜨면서부터 뭔가 아니다 싶더라고요. 원단 자체는 정말 부드러웠지만 무늬가 제가 기대했던 만큼 살아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조금 흐릿한 느낌이 있었어요.
패턴 변경
그래서 이번에는 4mm 바늘로 내려서 숭덩숭덩해 보이던 느낌을 잡아보면서, Cashmere Powder와 Merino Powder 조합으로 색감도 맞춰 다시 스와치를 떠봤어요. 두 번째 스와치는 확실히 더 나았어요. 무늬도 좀 더 또렷하게 보였고 전체적인 인상도 훨씬 정돈된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전히 “이걸 몇 주 동안 즐겁게 뜰 수 있겠다”는 확신은 들지 않았어요. 분명 괜찮은 조합이긴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선물용이기도 했고 저 스스로도 정말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에 이미 스와치를 떴다는 이유만으로 밀고 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시점에서 Hiraeth를 계속 붙잡기보다, 책을 다시 펼쳐서 다른 패턴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Frost를 고르게 된 과정
Hiraeth를 내려놓고 나니 오히려 다른 도안들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 계획을 꼭 밀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니까, 지금 제 실 조합과 바늘 호수에 더 잘 맞는 패턴이 무엇인지 더 차분하게 보이더라고요.
도안

책을 다시 넘겨보다가 Frost를 봤을 때, Hiraeth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어요. Hiraeth가 포근하고 가을겨울 느낌이 강했다면, Frost는 훨씬 더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였거든요. 특히 레이스 무늬가 들어가 있어서 조금 더 시원하고 열린 느낌이 있었고, 봄에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점이 좋았어요. 이전 스와치들로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있었는데, Frost는 보는 순간 분위기가 확 달라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색상
그래서 이번에도 4mm 바늘로 Frost 스와치를 다시 떠봤어요. 다행히 이번에는 패턴 자체가 훨씬 마음에 들었어요. 레이스 무늬가 아주 과하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잘 보였고, 전체적으로도 더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있었거든요.
다만… 이번에는 무늬보다 색상이 또 고민이었어요. 무늬는 마음에 들었는데, 처음에 골라뒀던 색 조합은 여전히 썩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그때 Knitting for Olive 사이트에서 Dusty Rose를 보고 “아, 이거다” 싶었어요. 부드럽긴 하지만 흐릿하지 않았고, 너무 쨍한 분홍이 아니라 살짝 차분한 회색빛이 감도는 톤이라서 엄마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실 선택
실은 Wool & Company에서 구매했는데, 찾아보니 Knitting for Olive Compatible Cashmere에는 Dusty Rose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쉽긴 했지만 이번에는 캐시미어를 섞는 대신 Dusty Rose 메리노 두 가닥으로 가기로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그 선택이 오히려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하던 색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두께를 맞출 수 있었고, 무늬도 훨씬 더 깔끔하게 살아났거든요.
Frost 작업기
패턴과 실이 정해지고 나니 실제로 뜨는 과정은 준비 단계보다 훨씬 수월했어요. Frost는 아주 어려운 도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손이 자동으로 가는 스타일도 아니었어요. 어느 정도는 흐름을 익혀야 했고, 초반에는 생각보다 체크할 것도 있더라고요.
패턴 적응
Frost는 무늬 반복이 길지 않아서 생각보다 뜨는 리듬이 좋았고, 지루함도 덜했어요.

다만 저는 바늘비우기를 자꾸 빼먹는 실수를 했어요. 니아 스웨터를 뜰 때도 바늘비우기를 빠뜨려서 되돌아가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이번에도 여전하더라고요. 그걸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어서 초반 절반 정도는 패턴 한 세트가 끝날 때마다 콧수를 세면서 맞는지 계속 확인했어요. 조금 번거롭긴 했지만, 덕분에 실수를 크게 키우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숄이 더디게 느껴지는 이유
가장 큰 어려움은 패턴 자체보다는, 제가 원래 숄 프로젝트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저는 옷 뜨기를 더 좋아하는데, 그쪽은 훨씬 바쁘고 변화가 많게 느껴지거든요. 반면 숄은 아무래도 반복적인 느낌이 더 강했어요.
전체 뜨는 시간만 따지면 스웨터나 가디건이 더 오래 걸릴 텐데, 이번 숄은 체감상 그보다 더 오래 걸린 것 같아요. 더 어려워서라기보다는 매일 손이 아주 신나게 가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던 거죠. 그래도 다 뜨고 나니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끝까지 완성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성된 Frost 숄
시작 전부터 실도 바꾸고, 패턴도 바꾸고, 스와치도 여러 번 뜨다 보니 완성했을 때는 이 숄이 과연 처음 생각했던 느낌에 얼마나 가까울지 저도 조금 궁금했어요. 시간을 이렇게 쏟았는데 마음에 안 들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꽤 컸고요. 그런데 막상 다 뜨고 나서 보니 준비 과정에서 오래 헤맨 것까지 납득될 만큼 결과가 꽤 마음에 들더라고요. 너무 화려하지 않은 색감도 좋았고, 봄부터 가을까지 편하게 두를 수 있을 것 같은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 고민했던 조합들보다 이번 버전에서 레이스 무늬도 훨씬 더 잘 보여서, 패턴을 바꾼 게 결과적으로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프로젝트는 엄마 생신 선물로 시작한 거라, 완성하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살짝 긴장되기도 하네요. 제가 마음에 드는 것과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건 또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색감도 차분하고 계절감도 잘 맞고, 직접 시간 들여 완성한 숄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Frost를 떠보고 나서
숄 뜨기를 괜히 어렵게 느끼면서 조금 기피해왔는데, 막상 Frost를 떠보니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어요. 숄은 옷처럼 핏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떠보니 저에게 어울리는지, 크기는 적당한지, 세탁 후에 무늬가 너무 처지지는 않는지도 봐야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완성했을 때의 만족감도 더 크게 느껴졌어요. 52주의 숄에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고, 데일리로 두르기 좋은 도안을 찾고 계신다면 Frost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레이스 무늬가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특히 봄에 잘 어울리고, 너무 복잡하거나 과한 느낌 없이 깔끔하게 완성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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